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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출시 3개월이 지났다. WoW를 서비스하는 블리자드사는 2008년 12월 1,100만 유료회원 발표 후 이렇다할 흥행 성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블리자드사의 두 번째 확장팩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을까?
세간의 관심 속에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전국PC방연합회)가 「전국 PC방 평균 한달 WoW 사용시간 결제량」을 공개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리치왕의 분노' 출시 전후 PC방의 WoW 결제시간은 17% 증가하였다.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불타는 성전' 전후 44% 증가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블리자드사가 이런 흥행참패를 맛본 원인은 무엇인가? 게임업계는 "리치왕의 분노는 불타는 성전에 비해 대외적인 여건이 악화되는 시기에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사의 대응이 안이했다" 평이다. 성공이 보장되었던 첫 확장팩과 달리 '리치왕의 분노'는 좀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
 [불타는 성전의 출시 당시 여건]
아웃랜드(불타는 성전의 신규 지역)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플레이어가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하게 함으로써 반발도 있었으나, "모두가 같은 선에서 다같이 새로운 출발"이라는 면에서는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더군다나 2007년 겨울방학에는 두드러진 경쟁작이 없어 WoW 첫 번째 확장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고, 신종족 추가로 새로 유입된 유저가 블러드엘프 또는 드레나이로 1 레벨부터 육성해 자연스레 기존 유저 커뮤니티에 합류하기 쉬웠다.
블리자드사는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지하철 차량의 광고를 모두 사들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등급심의 문제로 불거진 출시 시점 연기 사건을 '모든 유저에게 1주일 무료 이용기간 제공'이라는 과감한 카드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반면 리치왕의 분노 출시 전후 PC방 결제시간이 겨우 17% 밖에 증가하지 않았음은 불타는 성전의 성공이 공짜는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리치왕의 분노는 상당히 어려운 여건 속에 출시되었다.

리치왕의 대항마는 일주일 먼저 오픈베타를 시작한 NC Soft사의 아이온이다. 11월 25일 상용화에 들어간 아이온은 한달 남짓한 2008년 4분기동안 9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동시접속자 20만명을 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외부의 위협이 커진만큼 WoW의 강점도 늘어났어야 하나 아쉽게도 2008년 11월 18일 리치왕의 분노 출시 후 WoW는 3개월동안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서버 지연 현상(Lag)과 1시간이 훌쩍 넘는 대기표에 시달려야 했다.
게임 컨텐츠 면에서도 PvE와 PvP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흑요석 성소, 영원의 눈, 낙스라마스의 3개 레이드 던전만 활성화되었을 뿐 다른 모든 컨텐츠가 사실상 사장되어 "게임에 접속하면 레이드 외에 할 게 없다"는 유저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확장팩 출시로 인한 신규 유저 유입은 어떨까? 새로운 종족의 추가로 신규 유저가 1레벨부터 자연스럽게 게임에 합류할 수 있었던 불타는 성전과 달리 리치왕의 분노에는 영웅 직업 "죽음의 기사"가 추가되었다. 죽음의 기사는 55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기존 플레이어만 생성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확장팩의 새로운 컨텐츠 중 신규 유저를 유인할 만한 컨텐츠가 사실상 없다.
그렇다면 WoW는 이대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인가? 기회가 될 만한 요소는 없나?
과거 어떤 게임도 보여주지 못한 유저의 브랜드 충성도가 바로 WoW가 현재의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열쇠이다. 블리자드사의 화려한 성공은 유저에게 "블리자드사 게임은 뭔가 다르다"라는 믿음을 강하게 심어줬고, 그 믿음은 아직도 유효하다.
더불어 현재 WoW를 즐기는 대다수 유저에게 "생애 최초 온라인 게임 = WoW"이다. 대개 온라인 게임 유저는 처음 접했던 게임에 커다란 호감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블리자드사는 얼마든지 반전의 고삐를 낚아챌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충성도 높은 유저의 목소리에 좀더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다. 불타는 성전 출시 전 등급심의로 출시 시점이 연기되었다고 1주일 무료 이용기간을 줬던 블리자드사의 과감함은 어디로 갔는가? 3개월동안 지독한 랙과 대기표에 시달리는 유저의 거센 항의에도 변변한 보상 하나 내놓지 않는 블리자드사의 태도는 불타는 성전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많은 이들이 WoW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한다. 조만간 테스트에 들어갈 3.1 울두아르 패치를 다시 한 번 "확장팩 출시"라는 마음가짐으로 반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출시 연기라는 악재를 1주일 무료 이용이라는 호재로 바꿔 버린 블리자드사의 마술이 또다시 펼쳐져야 하지 않을까? 80레벨 대표 레이드 던전인 낙스라마스의 난이도가 너무 쉬워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약점은 다르게 보면 신규 유저가 80레벨 아이템을 구비하기 쉽다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3.1 패치에 대한 프로모션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불타는 성전에서 보여준 과감한 마케팅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면 어떨까? 울두아르 패치를 맞아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신규 유저를 끌어 들이고, 지난 3개월간의 서버 문제 등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무료 이용 기간 등을 제공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된다.
떠났던 유저들이 70 레벨로 잠들어 있는 캐릭터를 80 레벨까지 키워 다시금 WoW에 합류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모르쇠로 일관하던 블리자드사에게 적잖이 실망한 유저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재차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오다가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또는 다른 게임의 팬사이트에서 문득 광고를 보고 "다시 한 번 WoW를 해볼까? 뭔가 대대적인 패치를 하는 거 같은데.."라는 관심을 갖는 옛 유저도 늘어날 것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리치왕의 분노. 3.1 울두아르 패치는 WoW가 극적인 반전을 이룰 절호의 기회이기에 더 뜻깊다. 잃어 버린 고객층을 다시 불러들여 얻는 이익과 프로모션 비용에 대한 신중한 손익 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하영 기자(joosh@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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