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볼거리, 체험장, 이벤트 등으로 관람객 운집


▲ 중식 시간임에도 꾸준한 관람객이 찾는 건프라 엑스포

서울에도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뜨거운 여름 가운데,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날 좋은 구실이 생겼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5 건프라 엑스포’가 개최되는 것. 코스프레가 코스튬 플레이의 일본식 준말이듯이 건프라도 건담 프라모델의 준말이었다. 따라서 건프라 엑스포는 건담 프라모델이 즐비한 엑스포가 되는 셈.

편집장을 설득하기 위해 건프라 엑스포는 20일부터 26일까지 반다이남코코리아가 건담 마니아를 위한 건담 프라모델 전시를 비롯해 한정판 판매, 프라모델 제작 강좌, 건담 프라모델 재료 가공 과정을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다양한 이벤트로 볼거리가 풍부할 것이라는 진부하다 못해 장황한 설명을 곁들이자 ‘OK’ 신호가 떨어졌다.

“눈과 마음 모두 즐거운 여름은 역시 밖이지”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가는 2호선 지옥철 혼잡함 속에 몸을 맡긴 채 일단 외유의 기쁨을 즐겼다. 시원하고 한가할 행사장 속에서 느긋이 취재를 즐길 계획에 생각만으로도 얼굴에 화색이 맴돌기 시작했다. 앞으로 예상과 전혀 반대의 상황이 다가올 것은 모른 채.

‘건담 마니아가 이렇게 많았어?’ 건프라 엑스포 행사장의 입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으로 바글바글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혼잡한 건프라 엑스포는 건담 마니아, 아니 건담 덕후(德侯)들의 축제였다. 마니아틱한 장르라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취재를 나간다고 했을 때, 순순히 편집장이 승인을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거늘.

건프라 엑스포 입구의 전시장은 건담 프라모델의 변천사를 담고 있었다. 건프라 그레이드 비교, 성형색의 진화, 건프라 내부구조 등 그냥 건담 프라모델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그놈이 그놈’ 다 같은 건담으로 보이는데, 마니아들에게는 미세한 차이가 보이고 각각 다른 종류라고 한다.


▲ 저거 구분 좀 해주실 분?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요

“건담의 건짜도 모르는 내가 봐도 이건 작품 수준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건담 프라모델 콘테스트 ‘건프라 빌더즈 월드컵 2015 한국 예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건담 프라모델 뿐만 아니라 배경까지 세밀하게 만들어 한편의 그림을 그려낸 것 같았고, 돌아보는 내내 ‘어머 저건 꼭 찍어야 되’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연령에 따라 오픈부, 주니어 부로 나뉘어 진행된 예선전은 각 부에서 우승한 아티스트에게 올 12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는 본선 대회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


▲ 감탄이 나오게 만든 건프라 콘테스트 출품작


▲ 저거 진짜 금인가요? 건프라 콘테스트 입구에 마련된 금, 은, 동 트로피

행사장은 무료 입장인 덕분(?)에 시간이 흘러도 관람객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한정판 프라모델 8종을 구매하기 위한 대한민국 내 건담 마니아들이 꾸준히 유입되어 더욱 복잡한 상황만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각 체험 및 이벤트 부스마다 관람객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건담 프라모델 조립체험장은 행사장 내 비교적 넓은 공간에 마련됐음에도 모든 자리가 빼곡한 상황을 연출하여 그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 건프라 엑스포에서 진행된 조립체험장은 부모님과 건프라를 함께 만드는 자리이기도 했다

‘건담 게임? 낮은 연령층의 전유물이 아니예요’ 건프라 엑스포 행사장은 건담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체험 부스를 열었다. 게임은 메카닉, 애니메이션을 합치면 당연히 낮은 연령층의 게임으로 제작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 낮은 연령층과 함께 건담을 추억하는 중·장년층의 관람객들도 다양한 건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게임 체험 부스는 반다이남코코리아가 지난달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PC온라인 게임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을 비롯해 모바일 게임 ‘SD건담 슈터’, ‘SD건담 배틀스테이션’ 등 다양한 건담 게임이 마련됐고, 이벤트 무대를 통해 게임 대회 및 경품 이벤트 등 관람객들을 심심하지 않게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 어린 친구들이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을 하느라 정신 없구나

건프라 엑스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건담 마니아들의 ‘개방성’과 ‘대를 잇는 확장성’이었다. 마니아 층을 형성한 문화는 대부분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 확장성이 낮은 것에 비해, 건담은 배우자에게, 자녀에게, 전파되고 확장되는 개방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실제 건프라 엑스포 행사장에 많은 부부, 커플, 자녀 등 동반 관람객이 찾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건담 마니아 김학민씨는 ”오랜 건담 마니아인데 이렇게 엑스포를 통해서 건담의 역사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자녀와 함께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탬프 이벤트 꼭 챙기세요’ 건프라 엑스포는 무료 입장이라고 그냥 관람만 하는 곳은 아니었다. 각각의 부스를 체험 및 관람하면 행사 스탭이 스탬프를 찍어주고, 15개로 이뤄진 모든 스탬프를 수집하면 건담 게임 쿠폰 100% 지급과 함께 추첨을 통해 건담 프라모델을 얻을 기회가 주어진다. 씁쓸하게도 필자는 모든 취재가 끝난 뒤에 이런 스탬프 이벤트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4번 부스에서 여러 개 찍어달라고 졸랐지만, 야속하게 하나만 찍어주더라.


▲ 자녀와 함께 건프라 엑스포를 찾은 김학민씨


▲ 순순히 스탬프를 찍어주신다면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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