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계약 종료, 게임 DB도 무상 이전 요구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댄스 온라인게임 '오디션'의 회원 DB(데이터베이스)를 가져가기 위한 모럴해저드(도적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오디션'의 퍼블리싱 계약을 종료하고 오는 9월 30일부터 독자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오디션'은 국내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댄스 온라인게임으로 지난 2005년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와이디온라인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10년간 양사는 오디션을 국내와 중국 등에 서비스해왔으며, 큰 불협화음 없이 서비스를 이어왔지만 돌연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계약 종료를 선언하고 독자 서비스 방침을 표명했다.

■ 독자 서비스 선언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속내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와이디온라인이 퍼블리셔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있어 원활한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이면에는 '매출 증대'가 주목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재 오디션의 주요 매출 국가는 중국과 한국. 오디션으로 발생하는 글로벌 매출은 약 850억원 규모로 국내는 약 80억원 수준이다.

국내 퍼블리싱 계약의 경우 통상 전체 매출 중 퍼블리셔가 60%, 개발사가 40%를 가져간다. 중국 매출은 현지 서비스사인 ‘나인유’에게 일정 부분 매출을 제공하고 나머지 매출을 와이디온라인이 받아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나누는 방식이다.

해외 퍼블리싱의 경우 현지 서비스사(나인유)가 50%, 한국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25%씩 가져가는게 통상적인 수준이다.

따라서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독자 서비스를 실시하게 되면 기존 대비 두 배가 넘는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한빛소프트의 실적 부진을 메우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오디션의 독자서비스는 자회사인 한빛소프트를 통해 진행된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1분기 매출 41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15억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역시 매출 31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9억원 하락했으며, 당기 순손실도 12억원으로 확대됐다.

■ 유저 볼모 삼아 게임DB 무상 요구

상황이 이런 가운데 중국과 한국에서 기존과 같은 매출이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회원 DB. 회원 DB가 중요한 이유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디션을 즐기고 있는 유저가 DB 없는 오디션에 접속했을 경우 레벨, 아이템, 캐릭터 등은 사라지며, 처음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간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이렇게 중요한 게임 DB 이관 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모럴해저드를 보이고 있다. 애초 계약한 내용과 달리 게임 DB를 무상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와이디온라인 관계자는 “퍼블리싱을 계약할 당시 게임DB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인정했고,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게임 DB를 한 푼도 안 주고 무상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원활한 서비스’라는 대의명분 아래 유저들을 볼모 삼아 게임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DB를 달라고 강조만 하고 있어 분쟁이 확대될 조짐이다.

그간 게임업계에서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게임 DB 분쟁이 종종 있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판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 서비스를 이어가는 게 통상적인 관례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DB 분쟁이 확산되면 결국 더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개발사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게임 서비스 종료가 가장 큰 리스크이기 때문에 퍼블리셔와 적당한 합의를 하고 DB를 이관 받든지, 아니면 게임 DB 없이 서비스를 해야 되는 데 후자일 경우 이전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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