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출범과 동시에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게 코 파운딩 투자 받아...신작 개발 박차

레드랩게임즈 신현근 대표.

"신현근의 PD 브리핑은 계속된다"

최근 게임 개발사 '레드랩게임즈'를 창업한 신현근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다.

지난 2019년 출시 이후 광풍을 일으킨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에오스 레드'.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이듬해 대만과 홍콩, 마카오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동시접속자 10만 명, 대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를 달성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웹툰 중심 사업을 전개하던 미스터블루로부터 분할 설립된 블루포션게임즈가 이룬 쾌거였다.

당시 회사를 이끌던 신현근 대표는 유저들과 진솔하게 소통을 나누는 감동 운영으로 화제를 모았다. 수차례 진행된 간담회에서 유저들과 밀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은 물론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공식 카페에 주기적으로 개발자 노트 형식의 'PD 브리핑'을 발표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네오위즈 퍼블리싱사업팀장, 엔트리브소프트 그룹장,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사업이사 등 게임업계에서 20여년간 굵직한 행보를 걸으며 얻은 노하우다. 

최근 서울 강남구 레드랩게임즈 사무실에서 직접 만난 신현근 대표는 "결국은 책임자가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유저들이 신뢰를 갖게 된다"며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토록 '유저'에게 진심인 신현근 대표가 올해 전작의 핵심 개발진 20여 명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9월 개발사 '레드랩게임즈'를 창업하면서다. 공식 출범과 동시에 글로벌 굴지의 게임·IT 기업으로부터 코 파운딩(co-Founding) 투자도 받았다. 

신현근 대표는 "MMORPG 개발 성공 레퍼런스와 함께 우리 팀에 대한 신뢰감이 있어 코 파운딩 투자를 해주겠다는 분들이 꽤나 있었다"며 "그중 가장 적극적인 제안을 해준 곳이 있어서 코 파운딩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레드랩게임즈는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신현근 대표가 밝힌 창업한 계기도 '유저'에 있다. 전문 경영인은 유저와 온전하게 공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비교적 서비스 기간이 긴 MMORPG 특성상 유저와의 긴밀한 스킨십은 게임 운영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우리가 추구한 개발사와 유저, 게임 서비스라는 3가지 게임업의 구성 요소가 서로 상생하고 롱런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독립적인 구조를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50대에 가까운 나이에 창업을 하는 게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지만, 내 손으로 회사를 만들고 운영해서 결과를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유의 모험가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레드랩게임즈는 정통 MMORPG '프로젝트R(가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작의 성공 경험을 함께 한 핵심 개발자들의 검증된 개발력을 바탕으로 정통 MMORPG의 자유 경제 시스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P2E(Play to Earn) 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의 P2E 시장은 치킨 정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라면 글로벌에서는 코인과 결합해 디지털 캐시 시장이 의미있게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법률적, 기술적, 운영정책 등에서 여러 보완해야할 문제는 남아있지만 게임 시장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것. 국내에서는 여러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확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글로벌에서의 이같은 P2E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신현근 대표는 "'미르4'의 글로벌 성공을 미루어 보면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나 '지옥'만큼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P2E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P2E를 기반으로 K-RPG가 엄청난 글로벌 트래픽을 만들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로젝트R은 성인 타겟 현존 최고의 PK 자유도 및 리워드 등 하드코어 게임성을 토대로 저사양 지원 시스템 최적화, 유저 가치 보존 정책 기반 글로벌 BM(비지니스모델) 등을 무장하고 글로벌 게임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유저 친화적 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 대표는 "전작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느낀 한계들과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많이 발견했고 기술적 혹은 구조적인 부분에서 해결하지 못한 게 있다"며 "MMORPG 본질을 깊게 연구해 유저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답을 내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레드랩게임즈는 '프로젝트R' 개발기간이 2년을 넘지 않게 오는 2023년 상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개발 기간이 늘어날수록 게임 시장 트렌드가 변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보다 앞서 클로즈 베타, 비공식 시사회 등 개발 중간 버전 공개는 내년을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여기에 최근 김효섭 크래프톤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레드랩게임즈 경영 전반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되고 있다.

신현근 대표는 "여러가지 이유로 갑작스럽게 새로운 법인 설립을 알리게 됐다"며 "개발사의 리더로서 추구했던 가치와 방향성을 완성할 수 있는 구조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저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며 "앞으로도 신현근의 PD 브리핑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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