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보이는 건 대저택, 넓은 거실과 정원의 텐트, 이내 어두워지고 비가 내리면서 집이 해체된다. 순간 주변 공간은 물에 잠긴 반지하 방, 갑자기 나타난 산수경석과 전등이 모스부호로 깜박이는 대저택의 지하실.

이것은 VR(가상현실) 체험에 필요한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를 작용하고 실제처럼 느낀 4분 30초간 펼쳐진 영화 기생충의 주요 장면이다.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국: 입체적 상상' 전시가 막을 올렸다. 

전시에는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등 VR로 재현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00장의 입장권은 수 분 만에 매진됐다. 에르네스토 오토네 유네스코 문화부문 사무총장보는 “K팝, 한국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성공은 대한민국 정부가 편 실감콘텐츠 산업 정책의 성과를 직접 보여준다”고 말했다.

BTS의 ‘맵 오브 더 소울 원’ 콘서트 실황 중 ‘쩔어’와 ‘DNA’의 무대를 3면 입체의 VR 실감 콘텐츠로 재구성해 선보였다. 이는 작년 10월 공연 제작 당시 추가적으로 작업한 것으로 VR 버전은 처음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VR로 표현한 구범석 감독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며 “짧은 시간에 영화 속 계층 이동의 의미, 공간과 사물의 메타포를 재조합하려 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6월 시사회에서 콘텐츠를 체험한 후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완전 새로운 체험”이라고 평가했다. 

전시가 끝나는 오는 16일부터 주프랑스 파리한국문화원과 ‘한국: 입체적 상상’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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