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에픽세븐 세계관 보드게임

2000년대 초 전국적으로 보드게임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한 건물에 두 개 이상의 보드게임 카페가 생겨난 곳도 있을 정도였다. 종 치는 것보다 손바닥 때리기에 열중했던 '할리갈리'부터 머리를 엄청 써야 했던 '카탄'이나 '루미큐브' 같은 게임들이 특히 인기였다.

보드게임도 현재 PC나 콘솔 게임 시장처럼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있어 남녀노소 취향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었다. 

PC와 모바일 게임이 성행하며 주춤하던 보드게임이 코로나로 인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강제 집콕으로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홈 파티에서 보드게임은 당당하게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이런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IP 다각화를 위해 보드게임 시장에 진출하였다.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에픽세븐’의 세계관을 활용한 보드게임을 공개한 것이다. 

에픽세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보드게임 에픽세븐:어라이즈는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갖춘 국산 게임 IP가 정식 보드게임으로 개발되는 첫 사례다. 국내 게임 IP 사업의 선두 주자인 스마일게이트가 다시 한번 게임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현재 1차 펀딩과 시제품 제작을 끝내고 정식 생산을 위한 추가 작업이 한창인 에픽세븐:어라이즈는 2022년 초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에픽세븐:어라이즈는 1명부터 최대 4명까지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제시되는 각종 미션을 수행하고 협력과 경쟁을 통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된다. 

게임 속 미션은 에픽세븐 첫 번째 에피소드 ‘성약의 계승자’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구현됐다. 스토리에는 플레이어들이 협력해서 완수해야 할 사이드 퀘스트들도 기다리고 있다. 에픽세븐 원작의 스토리를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구성 방식이다.

각각의 플레이어는 성약의 계승자 역할을 부여받고 고유한 능력이 담긴 스킬을 사용해 게임을 진행한다. 이는 에픽세븐 원작의 성약의 계승자, 에피소드에 따른 플레이 방식 등을 색다르게 구현한 부분이다. 또한 엔진 빌딩 방식의 게임 룰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개성과 스킬을 가진 영웅을 수집하고 팀을 구성하며 전략적인 전투를 즐기는 원작의 플레이 포인트를 구현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게임 구성품도 눈길을 끈다. ‘라스’, ‘메르세데스’, ‘집행관 빌트레드’, 데스티나’ 등 모바일 게임에서만 보아왔던 에픽세븐의 영웅들과 각종 몬스터가 3D로 생생하게 구현돼 높은 퀄리티의 정교한 미니어처로 제공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미니어처가 색칠되지 않은 상태로 제공되는 것이다. 보드게임 플레이어가 직접 색을 칠해 자신만의 미니어처로 만들 수 있다. 이 미니어처는 실제 게임 플레이에도 사용된다. 

지난 1월 13일 새벽,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 에픽세븐:어라이즈의 크라우드 펀딩이 오픈됐다. 팬들과 후원자들은 단 1시간 만에 펀딩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에픽세븐:어라이즈는 ‘매로우 프로덕션’의 자회사인 ‘파사이드 게임즈(Farside Games)’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홍콩 킥스타터 보드게임 프로젝트 중 1위의 성과를 거두는 등 뛰어난 개발력을 인정받은 개발사로 이 게임의 개발진이 에픽세븐:어라이즈 개발에 그대로 참여했다. 에픽세븐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발자 HON을 만나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Farside Games의 게임 디렉터 Hon이라고 합니다. Farside Games는 5명의 아이디어 넘치는 팀원들이 모여 창업한 홍콩 기반 보드게임 회사입니다. 고퀄리티의 미니어처 제작과 혁신적이고 기발한 게임 디자인이 저희의 전문 분야입니다. 전 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테이블 게임을 개발하고 선보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모바일 기반 게임인 ‘에픽세븐’ IP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에픽세븐’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특히 게임 속 고품질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디자인이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미니어처는 드문 편이라 더 새로운 보드게임 제작에 ‘에픽세븐’의 IP가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작 게임과 ‘에픽세븐:어라이즈’를 비교했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비슷한 점은 세계관, 배경 스토리, 캐릭터, 능력 및 아티팩트(무기) 카드입니다. 반대로 다른 점은 개인 플레이어들 간의 팀워크와 의사 결정 방식입니다. 원작과 다르게 에픽세븐:어라이즈의 모든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완수하고 적을 물리치려면 다 같이 협력해야만 합니다.

- ‘에픽세븐:어라이즈’의 어떤 요소에 특히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저희가 ‘에픽세븐’의 캐릭터 디자인을 정말 사랑하는 만큼, 캐릭터들을 미니어처 형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저희의 정성이 들어간 미니어처에 만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시된 게임에서 도색이 되지 않은 미니어처를 보는 것은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보통 보드게임 시장에서는 꽤 흔한 요소입니다. 플레이어분들 중 취미 삼아 직접 미니어처를 색칠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도색을 함으로써 미니어처가 유일하고 특별하게 느껴지죠. 제 생각에는 이런 디테일을 작은 크기에서도 살리기 위해 미니어처 제작에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 개발 과정에서 받은 팬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전 세계 팬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정말 기뻤습니다. 팬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취합해보니 팬들에게 놀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체르미아’라는 캐릭터입니다.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저희는 킥스타터 펀딩의 마지막 챌린지로 체르미아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  오프라인 기반 엔터테인먼트인 보드게임이 글로벌 IP 확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IP가 보드게임으로 전환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통해 새로운 유저들을 끌 수 있다고 봅니다.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사람들은 더 가까워지고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죠. 보드게임을 할수록 그 IP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성행하는 현 상황에서 보드게임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IP를 확대하는 또 다른 매체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에픽세븐:어라이즈’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희가 한국어 버전 에픽세븐:어라이즈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신생 기업으로서 여러분의 응원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팬분들이 자랑스럽게 에픽세븐:어라이즈를 응원해 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도 여러분만큼이나 기대되고, 어서 게임을 출시하고 싶습니다. 저희를 지지해 주시는 서포터분들과 팬분들의 성원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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