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역 맡은 김지율, 송하림 성우 인터뷰

엔픽셀의 신작 모바일 RPG '그랑사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6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화려한 그래픽, 개성 있는 캐릭터가 어우러진 MMORPG로 의인화된 무기 콘텐츠인 ‘그랑웨폰’과 태그 전투를 통해 수집과 성장의 재미를 극대화 했으며 게임 음악계 대가로 알려진 '시모무라 요코' 등이 참여한 OST 등 높은 완성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성우진의 활약도 빛났다. 국내 최정상 성우진이 참여한 그랑사가는 풀보이스 녹음을 통해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그랑사가의 주인공 캐릭터 '라스'와 '세리아드'의 목소리를 연기한 김지율, 송하림 성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라스와 세리아드 역할을 맡은 김지율, 송하림 성우

- 이력을 포함한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김지율 : 그랑사가의 라스역을 맡은 투니버스 9기 김지율 성우다. 요괴워치 극장판의 서도영이라는 캐릭터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검은 요괴워치의 백멍이. 그리고 갓 오브 하이스쿨에서 박일표, 그리고 넷플릭스에 ‘힐다’라는 만화에서 알프르라는 꼬마요정 역할, 마도조사의 온영 역까지 맡고 있다.

송하림 : 그랑사가에서 세리아드 역할을 맡은 대원방송 5기 송하림 성우다. 4월은 너의 거짓말 애니메이션에서 아이자 나기, 페어리테일의 세이라, 호빵맨의 버터누나,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아펠리오스 등의 목소리를 맡고 있다. 

- 성우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는? 성우를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김지율 : 고등학교 들어갈 때 쯤에 너무 좋아하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1년쯤 되니까 목소리가 할아버지 목소리가 잊혀진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 투니버스를 많이 볼 때였는데 그때 나도 가족들이 목소리를 내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성우를 꿈꾸게 됐다. 내가 성우를 하면 내 목소리가 계속 남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성우가 되려면 배우도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지만 성우도 자기관리를 못하면 그 기회를 놓쳐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목소리 관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목소리가 너무 많이 노출되면 듣는 청자들도 적응을 해 버리기 때문에 이미지 소모도 신경을 써야한다.

송하림 :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었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팬심에서 이런 직업이 있구나,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꼈던 향수를 훗날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공부 시작하게 되었고 운 좋게 성우가 될 수 있었다. 

성우가 되기 위해서 정말 연기 경험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 연기를 가리지 말고 좋아하는 역할이나 잘하는 역할만 하지 말고 못하는 역할도 해봐야 한다. 프로가 되면 어차피 해야 하는데 그 때가서 프로의 이름으로 망신을 당하느니 나만의 데이터 베이스를 쌓는 게 좋다.

- 그랑사가의 라스와 세리아드 연기를 승낙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껴 도전하게 됐나

김지율 : 처음엔 어떤 캐릭터를 맡을 줄 몰랐다. 그런데 실제로 캐릭터와 영상 모델링이 너무 예뻐서 바로 수락했다. 처음엔 내가 맡을 역할이 괴물인 줄 알았는데 모델링 보고 잘생김에 가장 큰 흥미를 느꼈다(웃음)

송하림 : 그 당시 처음 프로모션 영상을 봤는데 실제 게임 영상이라고 해서 놀랐다. 색감과 모델링 등이 예쁘고 PC게임처럼 퀄리티가 좋아서 이런 좋은 작품에 들어가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라스 역을 맡은 김지율 성우.

- 애니메이션, 영화와 게임 캐릭터 연기의 차이가 궁금하다. 반대로 비슷한 점은?

김지율 : 차이가 있다. 라스 대사 정말 많다. 어지간한 오디오 드라마보다 대사가 많았다. 

송하림 : 나는 게임 내에서 가장 대사가 적은 캐릭터일 것이다. 베일에 싸여진 캐릭터라서.

-  본인이 본 엔픽셀은 어떤 회사며, 그랑사가는 어떤 게임인지?

김지율 : 엔픽셀분들이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을 많이 갖고 있다. 캐릭터 안에 인연도 호감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데 보통 게임회사라면 이렇게까지 더빙 하지 않는다. 이렇게 캐릭터 하나하나 스토리를 만들어서 풀더빙으로 만든다는건 최소한 앞으로도 이런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더 만들어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업그레이드될 거라 생각하고 즐겨주면 좋겠다. 

송하림 : 게임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탄탄하게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성우 입장에서는 성우들 한 명 한 명 귀하게 케어해 주고 애정을 담아서 캐스팅, 디렉팅 해줬다. 디테일에 신경 쓴 만큼 작품에 대한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픽도 너무 예쁘고 화려하고 색감 다채롭고 해서 즐길 거리가 많다.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도 스토리 보는 것도 재미있고 즐길 게 많아서 모처럼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가 많이 된다. 

세리아드 역을 맡은 송하림 성우.

- 라스와 세리아드의 목소리를 연기한 소감은? 또 어려웠던 점이나 특별히 신경 쓰신 점, 흥미로웠던 점,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김지율 : 라스는 힘조절이 중요했다. 대사도 워낙 많아서 힘을 조절하지 않으면 캐릭터 매력이 사라진다. 처음에는 힘을 빼고 시작했고 점차 라스가 감정적으로 변하는 구간들이 있다. 그때마다 성장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라스의 감정이 격렬해지는데 소리를 많이 질러야 해서 정말 힘들었다. 소리를 아껴서 지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느낌이 안 산다. 플레이어들이 내가 대충 소리 지르는 게 티가 날 텐데. 듣는사람 입장에서 텐션이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

송하림 : 세리아드는 정반대로 감정을 표현하면 안되는 캐릭터다. 녹음할 때 이모션 작업도 함께 하는데 캐릭터들이 박수치고 활발하게 웃는데 세리아드는 활발하게 웃으면 안 된다. 세리아드의 모습은 활짝 웃고 있지만 세리아드는 감정을 많이 빼야 한다. 절제에 절제를 하면서 표현해야 하다 보니 고충이 많았다. 세리아드는 감정 절제를 조율하면서 다듬어졌던 캐릭터였다.

- 두 분 다 게임을 즐겨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랑사가에서 주로 어떤 캐릭터로 플레이 했고 이유는 무엇인지?

김지율 : 마법사. 실제로 역을 맡을 때에도 궁수나 마법사를 많이 맡는다. 실제 플레이 성향도 마법사와 비슷하다. 그랑사가 캐스팅됐을 때 어? 전사네요? 했다 (웃음)

송하림 : 힐러를 많이 한다. 컨트롤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보조하는 역할을 많이 한다(웃음) 개인적으로도 보조하는 역할을 더 선호한다.

- 작업은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기간을 잡고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었나

김지율 : 1인 녹음을 하면 빠르고, 2명 이상 함께 녹음을 하면 시간이 좀더 많이 걸리지만 퀄리티가 좋다. 같이 작업하면 좋다.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이니까 리액션이 자연스럽다.

혼자 작업하면 앞에 대사를 확인하고 이런 톤이겠구나 상상하며 작업해야 한다. 그랑사가는 혼자 작업했다. 라스가 주인공이다보니 대사량이 많아서 스크립트 문서가 쌓여 있는 게 대부분이고 작업은 한달에 한번 한시간정도 진행한다. 그런데 좀더 욕심이 나서 아쉬웠던 부분들은 시간을 들여 다시 녹음하기도 했다. 

송하림 : 나는 세리아드말고 다른 역할도 겸했다. 세리아드는 캐릭터 특성상 대사량이 적은 편이었다. 마을에 있는 소년이나 그랑웨폰도 녹음하기도 했고, NPC 녹음도 했다. 내 목소리는 게임 구석구석에서 찾을 수 있다.

보통 녹음을 하기 전에 녹음 분량을 전달받고 스케줄을 잡는다. 그리고 녹음실 가서 대본을 받고 현장에서 상대방이 어떻게 했을 거다 상상하며 녹음하면 녹음실 밖에서 디렉터가 피드백 주면서 작업한다. 한달에 한번이나 작업 기간 맞춰서 하고. 추가소스가 필요할 땐 중간에 추가로 작업하기도 한다. 

- 그랑사가는 스토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녹음을 진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스토리가 있다면? 또 게이머들에게 "어머 이건 스킵 말고 꼭 봐야 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김지율 : 라스의 성격과 전사라는 직업 특성상 무언가를 지킨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내가 지킬 거야. 모두를 지켜낼 거야!” 이런 대사가 있는데 라스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후반에 라스가 변신하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매력적이다.

송하림 : 명장면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녹음을 하면서 반전 요소가 있어서 많이 놀랐다. 마지막까지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해당 캐릭터의 느낌을 살려, 기사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는?

김지율 : 라그나데아의 기사단이 되어 우리의 왕국을 지켜주세요. 우리 같이 모험을 떠나요!

송하림 : 1년동안 녹음을 했다. 정말 오래 기다렸다. 세리아드의 프로모션 영상에서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말한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여러분을 오랜시간 기다렸으니 앞으로도 긴 여정을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세리아드라면 그렇게 말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플레이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