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데이브 커드 디렉터 인터뷰

펍지주식회사(대표 김창한)의 글로벌 인기 슈팅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최근 새로운 변화를 겪었다. 지난 22일 진행된 8.1 업데이트에서 인기 맵인 '사녹'이 리마스터된 것.

사녹은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모티브로 한 맵으로 지난 18년 6월에 정식 출시됐다. 앞서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에란겔과 미라마의 8x8 사이즈 맵이 일반적이었는데, 4x4 사이즈의 사녹이 탄생하며 속도감 있는 게임 전개가 가능했으며, 아직까지도 가장 인기 있는 맵으로 꼽힌다.

이러한 사녹이 지역과 지형지물의 전반적인 변화는 물론 '루트트럭' 등 참신한 요소가 추가되며 새 단장을 했다. 데이브 커드(Dave Curd) 펍지주식회사 스튜디오 디렉터는 "3년 전 처음 사녹을 개발했을 당시 적은 인원으로 짧은 시간 내 맵을 개발해야 했던 상황이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기술과 테크닉이 발전함에 따라 항상 머릿속에 그려왔던 사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데이브커드 펍지주식회사 스튜디오 디렉터.

- 담당 업무와 팀 소개 부탁한다

저는 펍지주식회사(이하 펍지) 매디슨 지사에서 스튜디오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팀에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사녹 리마스터, 루트 트럭 등을 비롯해 업데이트 8.2와 8.3에 소개될 새롭고 재미있는 피처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팀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펍지에 한 팀으로 모이게 된 건 3년 정도 됐지만, 같이 일한 기간은 10~12년이나 됩니다. 각자 다른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오랜 기간 협업을 해와서, 다들 펍지 합류 전 이미 친분이 있는 사이였습니다.

- 펍지 합류 전 레이븐 소프트웨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개발 환경을 비교하자면

콜 오브 듀티와 같은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건 굉장히 만족스럽고 재밌는 일이지만, 최소 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원되므로 개인의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전 직장에서는 특정 수준의 멀티플레이어 아트 디렉션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펍지에 와서 환경 아트부터 레이아웃, 피처 디자인, 그리고 아트 방향까지 다양하게 개입하게 됐습니다. 제 영역을 보다 넓히고 날개를 펼칠 기회가 더 많이 생겼고, 이제 게임 전체를 디렉팅할 수 있는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터가 된 거죠. 요약하면 레이븐 소프트웨어도 펍지도 다 좋은 기회인 것은 맞고, 각각 개입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시즌8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에 대한 설명과 강조할 부분이 있다면

이번 트레일러에는 배틀그라운드 시즌 8의 미스터리하고 탐험적인 분위기를 잘 녹여냈습니다. 이미 사녹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만, 트레일러를 통해 맵의 새로운 면모를 잘 보여주면서 재조명된 것 같습니다. 저도 유저 입장에서 루트 트럭의 파괴, 루트 트럭의 아이템을 차지하기 위한 유저 간 경쟁을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요, 이 모든 것이 실제 게임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번 트레일러의 마지막 신은 하나로 연결된 신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으로 게임 트레일러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입니다.

- 사녹 리마스터가 PC 라이브 서버에 적용됐다. 가장 신경쓴 콘텐츠와 맵 요소를 설명하자면

세 가지를 중점으로 사녹을 리마스터 했습니다. 첫 번째는 순간순간 섬 전체를 횡단할 수 있는 게임플레이입니다. 섬 전체를 더 많이 돌아다니고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예전에도 동일한 생각을 했는데 북서쪽의 산맥과 강들로 인해 이러한 이동이 제한적이었고,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맵 내 특정 지역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맵 데이터상에도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유저들과 이스포츠 커뮤니티로부터 받은 피드백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사녹의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이 어려웠다면 이번에는 여행 자체도 즐길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두 번째로, 코코넛 농장(Mongnai)과 부두(Docks) 지역 등 유저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지역을 새롭게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남동쪽은 댄스클럽과 수영장, 그리고 많은 아이템을 갖춘 관광지(Getaway)로 만들어 여행하는 느낌을 살렸습니다. 북동쪽에는 비행장(Airfield)을 만들어, 섬을 여행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모터 글라이더가 두 배로 스폰되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는 맵에 새로운 요소를 소개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저희는 항상 AI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요, 비켄디에 기차를 도입해 지역이 매우 흥미로워진 것에서 영감을 얻어, 인터랙션이 가능한 루트 트럭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루트 트럭이 마지막 원 안에 살아남거나 지나가는 장면을 보면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낍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희가 배틀로얄 디자인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이 되고,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 더욱 완성도 있고 밀접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됩니다.

- 그래픽도 많이 변화된 것 같다. 디자인 측면에서 이번 사녹 리마스터를 이야기하자면

이번 업데이트로 항상 머릿속에 그려왔던 사녹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3년 전 처음 사녹을 개발했을 당시 태국에 방문했었는데, 울창한 나뭇잎과 건축물, 그 분위기에 매료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적은 인원으로 짧은 시간 내 맵을 개발해야 했던 상황이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후 기술과 테크닉이 발전함에 따라 건물과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개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퍼포먼스 관점에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 비주얼 변화를 시도합니다. 비주얼 측면에서는 건축물의 현실감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루인스(Ruins)의 재탄생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실에 기반하여 사실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사녹 맵에서 사용하는 텍스처와 모델 데이터 메모리를 줄여서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도록 했습니다.

- 사녹 리마스터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와 작업에 걸린 시간은

사녹 리마스터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사녹을 카라킨, 비켄디, 에란겔 비주얼 업데이트 수준으로 끌어올려, 유저들에게 더욱 탄탄한 게임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배틀그라운드 판매 7천만 장 돌파, 그리고 다가오는 배틀그라운드 3주년을 기념해서, 펍지 매디슨 스튜디오 개발팀이 카라킨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를 최초 개발한 사녹에 적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실제 개발은 대부분 재택근무 상황 속에서, 약 6개월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사녹 리마스터는 PC-콘솔 버전과의 차이점과 어떠한 주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됐는지

배틀그라운드의 모든 콘텐츠가 플랫폼 호환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녹 리마스터의 게임플레이 콘텐츠 또한 PC와 콘솔에서 100%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 사녹 리마스터 개발을 진행하면서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주 목요일 밤, 저와 팀원들은 펍지 서울 본사에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플레이테스트 스트리밍을 보기 위해 늦게까지 깨어 있었습니다. 리마스터된 사녹 맵을 처음으로 선보인 날, 루트 트럭과 마주친 직원들이 놀라서 소리 지르는 광경을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순간, 플레이테스트 스트리밍을 보기 위해 밤을 새우고 몇 달 동안 쉴 새 없이 개발에 몰두했던 고된 시간을 단숨에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고 정말 뿌듯했습니다.

- 직원들 간 테스트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이번 업데이트가 배틀그라운드의 메타 포뮬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많은 직원들이 놀라워했습니다. 개발자들은 항상 업데이트의 임팩트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과연 지속력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앰비언트 라이프(Ambient Life)라는 컨셉이 배틀로얄 장르에 아직 많이 부족한데, 사녹 리마스터를 통해 앰비언트 라이프가 게임플레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고 직원들이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 테스트 서버에서 어떤 피드백을 받았고, 라이브 서버에서 적용된 게 있다면

펍지는 항상 팬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우려하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규 콘텐츠가 출시되면 늘 ‘허니문’ 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새로워서 좋아하는 것과 귀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피드백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카라킨 개발을 통해 얻은 교훈은 지속적인 수정과 개선 작업을 통해 커뮤니티의 의견을 듣고 실제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현재 색상 대비와 조명, 루트 트럭에서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양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루트 트럭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피처이기 때문에 섣불리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고자 합니다. 

- 루트 트럭 추가와 연료통 활용 개선도 진행됐는데, 게임 플레이 영향에 대해 예상해본다면

가장 주된 것은 게임플레이 전략을 펼치는 데 있어서 ‘루트 트럭을 쏠 것인가?’ 혹은 ‘루트 트럭의 소리를 이용하여 나의 발소리를 최대한 숨길 것인가?’ 등 여러 추가적인 옵션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연료통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특히 많은 유저들이 적을 막기 위해 덫을 만들고 미리 연료를 주변에 붓기도 합니다. 이렇듯 유저들이 새로운 피처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면 늘 기분이 좋습니다.

- 경쟁전 신규 시즌이 시작되는데 지난 경쟁전을 돌아보자면

경쟁전 모드의 첫 시즌은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경쟁전 모드는 기존 유저의 진급 상황을 트레킹 했던 서바이벌 타이틀 시스템을 대체했습니다. 경쟁전 모드를 출시했을 때, 긴 여정의 첫걸음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새로운 시스템으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 기대를 했고 실제 경쟁전 모드를 플레이한 유저들로부터 소중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신규 경쟁전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에 대한 설명과 향후 경쟁전 업데이트 방향은

시즌 7에 선보였던 경쟁전 모드는 시즌 세 번 중 두 번째 패치에 맞춰 출시됐습니다. 시즌 8에는 이와 달리 시즌 전반에 걸쳐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맵 로테이션에 새로운 맵(비켄디)을 추가했으며 팀 순위 포인트도 이제 최종 포인트에 적용됩니다. 궁극적으로는 경쟁전 모드를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와 가깝게 구현하려고 하나, 현재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여러 시즌에 걸쳐 계속해서 경쟁전 모드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 추후 공개될 8.2, 8.3 업데이트에 대한 정보를 주자면

8.2 업데이트에는 디코이 수류탄이 포함될 예정인데, 이것을 하루빨리 유저들이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공개 전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다 말씀해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디코이 수류탄은 적을 속이는 미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8.3 업데이트에는 게임의 결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상황적인 시도도 새롭게 할 예정입니다. 8.3 패치는 유저와 환경 간 매치에 대한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펍지에서 일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펍지에 입사했고, 서울로 출장도 가보고 서울에서 PC방도 가봤습니다. 한국의 배틀그라운드 팬들, 그리고 여러분의 문화에 강한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한국의 팬들이야말로 배틀그라운드를 가능케 한 주역이라고 생각하기에,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아마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아침 기분 좋게 일어나 여러분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에 가서 여러분과 함께 배틀그라운드의 새로운 시즌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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