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온라인 게임에서 접하지 못한 차원 다른 재미 제공

보더랜드가 6년 만에 최신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바로 슈팅과 역할수행게임이 조합된 장르 RPS의 '보더랜드3' 이야기다. 기어박스게이밍이 개발하고 2K가 배급을 맡았다. 고심 끝에 첫 문장을 이같이 쓴 이유는 사실 보더랜드 시리즈를 잘 알지 못해서다. 

그간 리니지,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4 등 PC 온라인 게임만 주로 해온 본인으로서는 2K가 '보더랜드3' 시연회에 초정한다고 했을 때 압박감이 몰려왔다. 슈팅 게임도 배틀그라운드와 서든어택, 거슬러 올라가면 스페셜포스 정도를 맛만 봤을 정도로 관련 게임에 대한 경력이 깊지 않기 때문이다. 

시연회 당일에는 '보더랜드3' 대표 포스터를 두고 '왜 방독면을 장착하고 있나', '왜 손가락 3개를 펼치고 있나' 등 수준 낮은 질문을 이어가자 2K 관계자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기에 수십년 동안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한 플레이만 고집하고 모바일 게임조차 PC 앱 플레이어를 통해 즐기는 본인에게 엑스박스용 게임패드로만 플레이 하라니.

결국 시연회가 진행된 1시간 가량이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패드를 만진 시간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보더랜드3를 시작하자 그래픽에서 카툰렌더링 향기가 물씬 풍겼다. 카툰렌더링은 3D 기술을 이용해 만화와 같은 효과를 준다. 이같은 효과로 배틀그라운드 같은 실사 게임이 주는 느낌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조작법을 보며 더듬더듬 플레이를 진행하던 중 생각보다 많은 총기류에 놀랐다. 총기마다 고유의 능력이 다른 동시에 디테일이 흥미로워 설명을 읽고 사용하기에만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각 총기를 사용할 때마다 패드에 전해지는 진동이 달라 높은 몰입감도 선사했다. 

적들의 모습이 다양하고 AI가 상당히 높아 게임 진행의 재미도 더했다. 적에게서 공격 받는 방향에 대한 힌트도 주어지기 때문에 대응하기에는 별무리가 없었지만 중요한 건 샷발이 부족해 처치하기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탄이 부족해 적들과의 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 배틀그라운드에서 보통 라이플과 저격 소총의 실탄이 다르듯 보더랜드도 무기에 따라 종류가 달랐다. 미션이 진행되는 동안 돌격수로 시작해 소위 여포 모드가 되더라도 실탄이 금세 떨어지자 어느새 홀로 진지한 스나이퍼로 둔갑해 있었다. 

초반에는 이처럼 실탄을 획득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총기를 스왑하는데 급급했다. 이후 실탄이 있는 위치를 발견하고 또 이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이렇게 반가울 수가.

탈 것 종류도 다양해 보였는데 시연 버전에는 한 종류 차량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차량은 맵을 빠르게 돌파할 수 있는 동시에 총기가 탑재돼 공격이 가능했다. 다만 조작법이 다소 어려워 적에게 집중폭격을 당했고 차량에서 내려 걸어다니기 일쑤였다. 

중간에 나오는 준보스들은 다양한 패턴으로 무장하고 공격력도 강했다. 이 과정에서 패드 앞에 놓여있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자꾸만 손이 갔지만 2K 관계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결국 패드로 수차례 도전을 이어가니 준보스들의 패턴이 읽혔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화력을 퍼부었다. 공략에 성공하자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며 신규 미션이 열렸다. 마치 미래 배경의 몬스터 헌터라는 생각이 문득 지나갔다.

RPG의 장점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스킬 트리가 다채롭고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나만의 캐릭터로 성장하는 재미가 부각됐다.

그래도 캐릭터가 여러차례 사망해 리스폰 지역에서 부활할 때는 냅다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만 깨볼까', '다음 스토리와 콘텐츠는 뭐지' 라는 호기심 역시 같이 자라나고 있었다.

짧은 시연 시간은 보더랜드가 자랑하는 광활한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는 부족했지만 나름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본인과 비슷하게 게임을 편식하는 이들에게 보더랜드3에 대해 명확히 전할 수 있는 사실은 PC 온라인 게임에서는 느끼지 못한 차원이 다른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협력 플레이도 가능해 다양한 플레이어와 함께 공략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보더랜드는 오는 9월 13일 PS4, 엑스박스 원 및 윈도우 PC 버전의 한글 자막, 한국어 음성 등을 무장한 완벽한 한글화로 출시될 예정이다.

첫 문장과는 달리 끝맺음은 분명하게 하고 싶다. '보더랜드3'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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