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태클이 가능하다고 해서 재밌는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 넥슨의 PC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에 스페셜매치 '노룰 모드'가 추가됐다.

'노룰(No rules)'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반칙이 없는 모드를 일컫는다. 심판이 휘슬을 불며 경기에 개입하는 시기는 볼 라인 아웃과 득점, 전후반 종료 시 정도다.

특히 노룰 모드는 피파온라인4 스페셜 매치의 신호탄이다. 이전까지 피파온라인4에서는 리그, 친선 경기, 랭크 게임, 감독 모드 등 전통적인 축구 게임을 게임으로 구현한 '진지한' 콘텐츠만 존재했다.

넥슨은 노룰 모드를 시작으로 1골을 넣으면 경기가 끝나는 퍼스트투, 헤더&발리, 롱레인지, 서바이벌 등 그간 접하지 못한 색다른 재미의 모드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노룰 모드'는 스페셜 매치의 첫 타자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이에 넥슨도 한국 축구계 풍운아 '리춘수(이천수)'를 노룰 모드 추가 시기에 맞춰 모델로 기용하고 리춘수를 태클, 몸싸움 등 반칙과 관련된 능력치를 조정해 게임에 추가하는 동시에 관련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힘을 쏟았다.

 

 

하지만 노룰 모드는 규칙은 물론 재미까지 사라진 모양새다. 단순히 규칙만 없애는 것에 그쳤기 때문. 평소 능력치(OVR)가 제대로 작동하는 가에 대한 것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태클, 몸싸움 등 능력치를 높은 선수들이 노룰 모드와 직접적인 연관 있을 지는 의문이 남는다.

결국 노룰 모드는 일반 경기에서 퇴장 등 페널티로 조심스러웠던 태클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단순한 특징만 남았다. 넥슨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피파온라인4는 EA가 개발을 담당한다. 앞서 EA의 피파 시리즈에 이같은 모드가 추가됐으므로 온라인도 어쩔 수 없는 콘텐츠 적용 수순인 것은 분명하다.

라이엇게임즈의 PC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칼바람나락'이 있다. 칼바람나락은 기본 맵인 소환사의 협곡과는 달리 라인이 1개로 5대 5 한타가 끊임없이 펼쳐지는 게 특징이다.

또한 귀환은 처치 당했을 때만 가능하며 성장 속도도 훨씬 빠르다. 이와 동시에 포로에게 먹이를 주는 등 소환사의 협곡에 없는 깨알 같은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MOBA 장르의 큰 틀은 해치지 않되 다소 무거운 라인전과 진지함을 없애 칼바람나락만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상당수. 이에 랭크게임보다 큐가 잘잡힌다.

게임에서 새로운 모드는 완전히 창조돼야 한다. 킬링타임용 콘텐츠가 일반적으로는 이용하지 못하는 게임 요소를 이용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재미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불완전한 콘텐츠가 이벤트와 엮이면서 억지로 진행하는 숙제 형식이 된다면 각광받는 콘텐츠도 악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결론적으로 피파온라인4에서 스페셜 매치는 아케이드성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 각 모드 만의 새로운 재미 지점을 철저한 고민과 논의 끝에 찾아야 한다. 첫 타자인 노룰 모드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스페셜 매치 자체가 '계륵'으로 전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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