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여 명의 선수를 만날 수 있는 ‘프로야구 H2’. 이용자는 실제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선수 가운데서 필요한 선수만 영입해 라인업을 구성한다. 일반적인 스포츠 게임에서 이용자는 대개 유명 선수들을 조합하여 구단을 짜곤 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프로야구 H2에서도 역시 유명 선수들이 라인업에 구성한 이용자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포수와 투수가 시너지를 내는 ‘배터리 그래프’, 팀 구성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내는 ‘팀 배지 시스템’ 등은 기존 스포츠 게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로야구 H2에서 이용자들은 어떤 성향을 보이는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야구 시즌과의 연관성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획득 대비 라인업 등록 비율이 높은 선수들이다. 이 순위표에선 현재 KBO 리그 순위와는 크게 상관없는 ‘유명 선수들’이 높은 등록 비율을 보였다. 특히, 국내 리그보다는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주를 이뤘다.
  
 
‘10년도 류화석(한화)’이 38.76%로 최고 등록률을 보이며, 사실상 ‘카드를 획득하면 무조건 사용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38.41%로 그 뒤를 바짝 쫓는 선수는 ‘10년도 이대호(롯데)’이다. 현재 KBO 리그에서 0.482(4월 20일 기준)이라는 독보적인 타율을 자랑하는 선수인 만큼 KBO 시즌의 영향이 게임까지 다다랐다. 그 뒤로는 ‘박병호(넥센)’, ‘서건창(넥센)’, ‘김광현(SK)’과 같은 선수들이 뒤를 이었고, 등록비율 20위까지는 연도만 다른 같은 선수가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위와 20위엔 0.880의 승률을 자랑하며 역대 최고 승률 투수 7위를 기록한 ‘니퍼트(두산)’, 2015년에 0.381의 타율과 47개의 홈런을 쳐내며 역대 최고 타자 기록에 이름을 남긴 ‘테임즈(NC)’가 각각 이름을 올리며 용병 선수의 힘을 보여주었다. 용병 선수가 라인업 구성에 제한이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19위와 20위도 꽤 높은 순위이다.
 
사실 이 순위는 기존 스포츠 게임과 마찬가지로 ‘좋은 선수가 좋다’라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프로야구 H2’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준 부분은 라인업 최다 등록 선수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위 ‘14년도 양의지’와 11위 ‘14년도 이종욱(NC)’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기아와 롯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2위, 5위, 6위, 9위, 12위가 각각 기아 타이거즈의 ‘09년도 김상훈’, ‘09년도 이현곤’, ‘14년도 이대형’, ‘08년도 김종국’, ‘09년도 이종범’이였고, 3위, 4위, 7위, 8위, 10위가 롯데 자이언츠의 ‘12년도 강민호’, ‘11년도 홍성흔’, ‘08년도 김주찬’, ‘12년도 전준우’, ‘16년도 김문호’ 이였다. 
 
기아와 롯데 선수를 보유한 이용자들이 정규 구단 플레이를 애용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왜 이런 양상을 보이는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현재 실제 KBO 리그 순위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4월 20일 기준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는 돌아온 ‘슈퍼스타’ 이대호의 위력을 실감하며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실제 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구단을 직접 운영하면서 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들은 프로야구 H2를 즐기며 KBO 리그를 몰입하면서 보고, 더 나아가 KBO 리그 현황을 통해 게임에도 더 몰입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프로야구 H2의 묘미는 이런 데에 있다. 실제 야구는 아니지만, 실제 야구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본인이 감독이라는 점을 상기해 유명 선수를 하나 기용하고 구단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존 야구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별개의 요소처럼 보이지만 KBO 리그 현황에 따라 프로야구 H2의 통계치도 유동적으로 변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번 프로야구 시즌은 기존 시즌과 확연히 뒤바뀐 판도로 야구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판도가 프로야구 H2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함께 지켜보는 것도 야구 시즌을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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