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랩소프트-님블게임즈 공동 개발작 '페어리테일 사가' 글로벌 출시

불과 몇 년새 고도의 성장을 기록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쏟아지는 신작들은 마케팅 출혈 경쟁에 시달렸고,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어 가는 추세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업계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중소 개발사들은 대형 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개발 독립권을 보장받기 위해 서로 상생, 협력하는 관계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어냈다. 하나의 기획안을 가지고 서로 가진 개발, 마케팅 DNA를 합쳐 출시까지 험난한 여정을 함께 걷는 것.

그런 콜라보레이션은 대형 업체에서도 유심히 살펴봤고, 그 결과 433 유나이티드, 넷마블 컴퍼니와 같은 응집체를 선보였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이런 협력 관계는 게임사들에게 불가결 조건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타트업을 갓 벗어난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도 마찬가지였다.


▲ 좌로부터 님블게임즈 이명섭 대표, 엔랩소프트 주재현 대표

상생을 위한 중소개발사의 협력, 콜라보레이션

2013년부터 다른 개발사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엔랩소프트는 이번에도 님블게임즈와 손잡고 2개의 신작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타깃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이다.

엔랩소프트는 주재현 대표를 비롯해 15명 수준의 소규모 개발사로 과거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들과 게임 퍼블리싱까지 경험해 본 저력을 갖춘 회사다. 2012년 본격 투수 게임 ‘나는 투수다’를 시작으로 레이싱 게임 ‘미스터 브레이커’, 퍼즐게임 ‘퍼즐앤고’, 생활 밀착형 앱 ‘피프틴 라이프’, 카메라 안면인식 기능을 이용한 ‘마스크 부스’ 등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 신선한 재미를 찾고 발굴했다.

2014년 뒤늦게 출발한 님블게임즈는 ‘300 스파르탄즈’, ‘님블버드’ 등 시장에서 바이럴로 유명한 작품들을 연거푸 글로벌 시장에 내놓았고, 최근에는 트렌드에 익숙한 방치형 게임 ‘던전에왜왔니?’를 출시한 적이 있다.

대충 겉을 보면 전혀 동질성을 찾아볼 수 없는 두 회사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해답을 ‘콜라보레이션 경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엔랩소프트의 3차례 걸친 콜라보레이션 경험, 님블게임즈는 최근 출시한 ‘던전에왜왔니?’가 오르카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사례.

그간 콜라보레이션을 경험해 본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신작 개발에 착수했다. 제반 사항과 타깃 분석은 철저했다. 양사는 운영과 마케팅 비용이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퍼즐 장르에 초점을 맞췄고, 엔랩소프트의 퍼즐게임 개발 DNA에 님블게임즈의 독특한 스토리가 더해졌다.


▲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가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으로 '페어리테일 사가'를 글로벌 출시한다

그런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보와 최선을 다한다는 기본적인 신뢰가 바탕으로 깔려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책임을 전가하다가 프로젝트가 결렬되는 것은 물론, 이해 당사자 간의 불화까지 이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엔랩소프트 주재현 대표는 “작은 회사가 운영을 비롯해 다양한 파트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몸집을 키우면 생존이 어렵다”며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으로 두 기업이 같이 성장하는 노하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성패를 떠나서 장점이라고 본다”고 이번 님블게임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이어 님블게임즈 이명섭 대표는 “엔랩소프트가 가진 개발 역량을 국내에서만 국한하기에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에서 같이 해보고자 구애를 했다”며 “간단한 미팅과 페이퍼만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대표 간의 신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와 전혀 다른 글로벌 마케팅 전략

국내 시장은 자금력만 확보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자금력만 믿고 도전했다간 밑빠진 독에 물 붓기 형식이 될 것이 뻔했다. 국내에서는 출시 직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론칭부터 부스팅 효과를 받아볼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렇게 쏟아부은 자금에 비해 얻는 효과가 국내의 절반 수준도 안될 정도로 미비하다.

이런 우려에 대해 주 대표는 “지금 글로벌 시장은 사실 자금으로 마케팅을 펼치기에 어렵다. 그간 쌓아온 글로벌 마케팅 노하우로는 짧게 짧게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저풀을 확장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일간 다운로드 1만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다”고 자신했다.

국내에서는 출시 후 초반 1개월을 성공과 실패의 기준으로 삼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또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북미에서는 이미 출시한 지 6개월이 지난 모바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가 타깃으로 삼은 퍼즐 장르에서 글로벌 유저들의 이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피처드는 필수이다. 넓디넓은 글로벌 공간에서 모바일 게이머들에게 마땅한 마케팅 통로가 확실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바이럴 마케팅도 좋은 수단이 된다.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린 양사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피처드를 받아본 경험이 있고, 신작 ‘페어리테일 사가’는 님블게임즈의 SNS 바이럴 마케팅 노하우까지 더해져 대기업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쏟아붓지 않고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님블게임즈가 갖고 있는 페이스북 바이럴 마케팅 노하우와 엔랩소프트의 역량이 합쳐져 이번 콜라보레이션 작품의 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며 “퍼블리싱에 의존하지 않고 개발 독립권을 보장받은 채 두 회사의 노하우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엔랩소프트-님블게임즈 협력의 결과물 ‘페어리테일 사가’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오는 4월 초 모바일 퍼즐게임 ‘페어리테일 사가’를 글로벌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페어리테일 사가’는 기존 퍼즐 장르에 실시간 동기화 PvP를 더한 독특한 게임이다.

스토리부터 백설공주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익히 들은 동화를 소재로 삼았으며, 동화 곧이 그대로 담지 않고 유쾌하게 성인들의 스토리로 담은 ‘잔혹 동화’와 맥을 같이 한다. 게임 진행은 기존 퍼즐과 같이 비슷한 모양을 같은 직선상에 놓게 되면 사라지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 페어리테일 사가의 핵심 콘텐츠 실시간 PvP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부분은 바로 실시간 동기화 PvP이다. 기존 퍼즐 게임이 친구 혹은 지인과 경쟁적인 요소로 스테이지에서 보이는 점수로만 나타났다면, 페어리테일 사가는 1대 1 PvP로 확실한 경쟁 부분을 확보했다.

PvP는 퍼즐을 맞춰가며 상대의 체력을 모두 소진시키면 승리하는 콘텐츠다. 화면 중앙에 위치한 마녀의 수정구슬에서 특별한 아이템이 나오고 그것에 따라 변칙적인 결과가 나온다. 또 맞춘 퍼즐에 따라 퍼즐 게이지 숫자가 나타나며 최대치까지 달성 시 막대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방어 측에서는 필살기의 대미지를 낮추기 위해 해당 퍼즐 개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

또한 국내처럼 무선 네트워크 망이 발달하지 않은 글로벌 유저를 위해서 PvE 퍼즐 부분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때문에 다운로드 후 와이파이나 데이터 연결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퍼즐 게임을 혼자서 즐길 수 있다. 다만 실시간 동기화 PvP를 즐길 때는 당연히 네트워크에 연결되어야 한다.

엔랩소프트와 님블게임즈는 공동 개발한 페어리테일 사가를 오는 30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소프트 론칭 후, 4월 초 iOS 버전과 함께 그랜드 오픈할 계획이다. 페어리테일 사가는 로그인 연결 계정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탑재된다.

주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게임 중 하나가 퍼즐 장르라고 본다. 모바일 플랫폼이 유지되는 한 퍼즐 게임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소개발사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인데, 모바일에서는 조작을 쉽게 하면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도 실행이 가능한 페어리테일 사가의 P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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