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시작으로 일본, 대만 시장 진출 눈앞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는 장르가 바로 캐주얼 퍼즐게임. 게임 방식이 직관적이고 거부감 없는 캐릭터와 그래픽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모바일기기를 이용하는 만큼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으며,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에 안성맞춤이어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의 유명 IP ‘밋치리네코’를 활용한 퍼즐게임이 출시되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위게임즈(2wegames)에서 개발한 ‘밋치리네코팝’은 화면의 여러 블록 중 같은 모양의 블록 사이를 터치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매우 쉽고 간단하다. 콤보를 모아 피버를 발동시키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전달하고 귀엽고 앙증맞은 고양이 캐릭터는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2013년 4월 설립한 투위게임즈는 정승원 대표를 포함해 9명이 근무하는 중소 개발사이다. ‘밋치리네코팝’은 투위게임즈의 3번째 라인업으로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신작을 출시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의 중소 개발사가 일본의 유명 IP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이 아닌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대형 IP를 획득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정 대표는 “’밋치리네코팝’ 전에는 회사가 많이 힘들었다. 그러던 중 예전 회사에서 알던 지인에게 밋치리네코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자는 기적 같은 제안을 받게 됐다”며 “이후 퍼즐게임을 개발중인 김승호 PD를 만나 본격적으로 ‘밋치리네코팝’의 출시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투위게임즈 김승호 PM, 정승원 대표, 유니티코리아 강신덕 과장

개발사를 설립했지만 정승원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다. 과거 구름인터렉티브에서 ‘케로로’와 ‘슬램덩크’ 등을 담당하며 IP를 활용한 게임들의 마케팅이 주 업무였다.

프로그래머 출신이 아닌 마케터로서 개발사를 설립하면 대부분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개발진과의 의견 조율부터 게임의 스케줄링에 이르기까지 괴리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 대표의 경우 개발진과 커뮤니케이션은 좋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정 대표는 “개발자들이 모두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의기투합한 덕분에 소통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다만 무턱대고 팀을 확장하고 무리하게 인력을 세팅해 이끌어가는게 매우 힘들었다. 주변에서 말렸지만 그때는 그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수업료라고 생각한다(웃음)”고 회상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배운 것도 적지 않다.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경계선이 그려졌고, 선택과 집중의 스킬을 익히게 됐다.

현재 투위게임즈는 ‘밋치리네코팝’의 글로벌 출시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 버전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중에 있고,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게임 밸런싱 작업에 한창이다.

적은 인력 탓에 구성원 모두가 밤을 새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마음은 가볍다. 목표가 명확하고, 결과물이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시장이 ‘밋치리네코팝’의 주력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캐주얼게임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장르인 만큼 차별화된 재미를 구현하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퍼즐을 좋아하는 유저가 분명이 존재하고, 독특하고 유저 취향 저격하는 기획력 좋은 게임이 나온다면 여전히 RPG 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며 “판권사인 일본 ‘Frencel’에서도 오프라인 마케팅을 함께 진행해주겠다는 제안이 와서 더욱 고무적이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퍼즐게임이 강세를 띠는 시장이다. 이미 국내에서 개발한 ‘포코팡’이 대박 신화를 거둔 적이 있으며, 고양이에 대한 니즈가 높아 이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밋치리네코’ 역시 일본 시장에서 헬로키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 로손편의점을 통해 한정판 캐릭터가 판매되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 ‘밋치리네코팝’의 흥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것도 ‘밋치리네코팝’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요소라고 정 대표는 귀띔했다. 유니티 엔진의 경우 일단 가볍고, 활용도가 매우 높다. 게임 내 변화를 주기에 최적화 돼있으며,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인력을 구하기에도 매우 용이하다.

정 대표는 “중소 개발사의 경우 다른 엔진에 비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게 여러모로 편리하다”며 “각 엔진의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효율성 부문에서 유니티 엔진은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밋치리네코팝’의 글로벌 출시 이후에도 정 대표는 갈 길이 바쁘다. 올해만 4~5개의 신작 라인업이 예정되어 있으며,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化에도 관심이 많다.

매 시간 마다 랭킹이 리셋되어 경쟁이 치열하고 승부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밋치리네코팝’은 물론 다음 차기작은 기획 당시부터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렇게 수립한 목표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함께 잘 되는 이상적인 회사를 만드는 게 정 대표의 목표이다.

정 대표는 “무리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불평 없이 묵묵히 따라와 주는 직원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가 성장할수록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잊지 않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겟지만 직원들이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현재는 9명이 근무하는 중소 개발사지만 ‘밋치리네코팝’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중인 투위게임즈의 잠재력은 대기업 못지 않다.

정 대표의 열정과 개발사의 노력이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밋치리네코팝’이 제 2의 포코팡 신화를 써내려 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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